인생이 그러면 얼마나 좋은가

생각이 안맞았다
늘 그랬다
바람이 불어지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데
바람을 돌이켜야 한단다
살아지는 대로가 아닌 돌이켜야 한다는 거다
이상하게도 내게는 헛소리로 들린다
인생은 살아지는 대로 사는 거 아닌가
지나가는 바람이 서늘하다

인생이 그러면 얼마나 좋은가
숨을 고르고 치밀어 오르는대로 살 수 있었더라면
역겨움이 이상이 되고
억울함이 희망이 되고
눈시울의 뜨거움을 고상하고 아름다운 감정으로 있었더라면
우리의 오늘이 이렇겠는가
더위에 찌들고
비를 피할 수 없고
눈 내리는 겨울밤을 걱정하지 않을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워하지 않을
인생이 그러면 얼마나 좋겠는가
밤새 지나 온 시간이 너무 서운하다

살아지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왜 모를까
그게 차라리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지나가는 시선을 힘겹도록 살아내는 것을 왜 모를까
밤새 지나 온 서늘한 바람이 진지함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가는 대로 사는 거다 살아지는 대로 사는 거다
세월이 비켜 가는 대로 사는 거다
인생이 그러면 얼마나 좋은가
낮이 그리워 진다
그새 바람이 불어지는 대로 분다

이연종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