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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
  • 강영철 기자
  • 승인 2019.07.05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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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윤목사
별사랑교회 담임
신동윤목사
신동윤목사

‘슬로푸드 국제대회’에 아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된장, 고추장을 비롯한 메밀, 김, 인도카레, 탄두리, 케밥, 중국티 등 40여 개국의 건강한 먹거리를 시식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현대사회는 먹거리를 대량 생산하면서 맛의 표준화와 미각의 동질화를 추구합니다. 치킨, 햄버거,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는 대부분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입니다. 지방 함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고,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비만을 불러왔습니다.
반면 슬로푸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음식을 만드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음식 고유의 맛을 중시합니다. 식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할 여유를 줍니다. 노력을 들인 음식을 즐기도록 합니다. 이것이 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이라고 하더군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키워드는 ‘힐링’(Healing, 치유)입니다. 힐링캠프, 힐링 뮤직, 힐링드라마, 힐링여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힐링을 추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몸이 아픈 사람도 많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어느 마을에 농사와 목축업을 하는 부자 농부와 두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누가복음 15장 11 - 12절). 큰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성실하게 농사일을 합니다. 둘째는 농사에는 관심이 없고 노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합니다. “나에게 해당되는 유산을 주십시오.” 용돈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액수의 유산입니다. 유산은 일반적으로 부모가 죽기 전에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죠.
이 아들은 아버지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돈을 요구합니다. 더욱이 그 재산은 자식의 것이 아니라 부모가 피땀 흘려 모은 겁니다. 유산을 물려 주지 않더라도 자식으로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를 보면 둘째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는커녕 자기밖에 모르는 불효자요, 망나니가 아닐까요?
이런 불효자에게 유산을 물려주면 그 돈을 가지고 탕진할 것이 뻔합니다. 그래도 주어야 할까요?
그런데 아버지는 둘째 아들의 몫을 떼어 나누어 줍니다. 당시의 법은 장자에게는 차자의 두 배를 줍니다. 하지만 훗날 밭에서 돌아온 큰아들이 분노하는 것으로 보아, 절반을 떼어 줬을지 모릅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힘을 다해 분배합니다. 아버지는 그 아들의 습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돈을 주면 분명 사치와 낭비하고 알거지가 될 것임을 알면서도 두말하지 않고 줍니다.
이것이 세상 아버지와 하늘 아버지의 차이가 아닐까요? 세상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요구에 단호히 거절합니다. 타이르고 간섭하고 윽박질러서 못 하게 할 겁니다. 하지만 하늘 아버지는 자녀가 원하는 대로 다 줍니다. 조건을 달지 않습니다. 기꺼이 줍니다.

치유는 주는 것입니다. 가장 값진 것을 줍니다. 아낌없이 줍니다. 주지 않고 움켜쥐면 이 아들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발하고 짜증 내며 아버지의 마음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갈 것입니다.
오늘도 하늘 아버지는 우리에게 주기를 기뻐하십니다. 비록 우리가 세상에서 죄짓고 타락하며 자기 길로 간다고 할지라도 모든 것을 쏟아부으십니다.

성경 본문을 보면서 문득 실버스타인의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가 생각나더군요. 어느 마을에 나무와 친구인 한 소년이 살고있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언제나 즐겁게 놉니다. 소년은 자라서 나무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나무는 내 열매를 가져가라고 합니다. 소년은 나무의 열매를 가져가 팔아 돈을 얻습니다. 소년은 더 자라서 어른이 되자 결혼을 하려면 집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나무는 내 가지를 베어 그것으로 집을 지으라고 합니다.

어른이 된 소년은 나무의 가지를 모두 가져가서 집을 짓습니다. 더 나이가 든 소년은 또 찾아와 너무나 슬퍼서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다고 합니다. 나무는 나의 몸통을 베어서 배를 만들라고 합니다. 어른이 된 소년은 나무의 몸통을 베어서 배를 만들어 멀리 떠납니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 소년은 이제는 노인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리고 나무에게 피곤해서 쉴곳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나무는 마지막 남은 그루터기에 앉으라고 합니다. 그래도 나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합니다.
이 애틋한 이야기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곧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소년은 나무에게서 끊임없이 받기만하는 이기적인 모습일지라도 나무는 아낌없이 줌으로써 행복을 느낍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가 삶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필요를 채우십니다. 해와 달과 별들을 주시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누렇게 익은 황금들녘을 주십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마음껏 삶을 향유할 수있도록 시간과 재물을 공급합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선물로 주십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입니다. 그 예수님은 이천 년 전 하늘 영광을 버리고 낮은 이 땅에 오셨습니다. 진리를 가르치고 하늘의 기쁜 소식을 전파하며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셨습니다.

마지막에 십자가에서 피 한 방울, 물 한 방울 아끼지 않고 다 쏟아부어 주셨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나를 다시 살리시기 위하여. 힐링을 원하십니까? 하나님이 주신 것을 마음껏 누리십시오. 없는 것을 인하여 불평하지 말고, 있는 것을 인하여 감사하십시오. 손가락으로 하나 하나 헤아려 보십시오. 치유는 받은 것을 누리는 데서 시작합니다.


신동윤목사
장로교신학대학원과 영국유학후
별사랑교회 개척하여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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