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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막 찍어도 나도 영화 주인공
여기선 막 찍어도 나도 영화 주인공
  • 강영철 기자
  • 승인 2019.04.0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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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건 사진뿐이라 했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이 나온 멋진 사진을 꿈꾼다. 얼굴이나 포즈가 잘 나온 것은 물론이고 배경까지 멋지다면 금상첨화. 사람들은 이런 사진을 ‘인생샷’ ‘인생 사진’이라 부른다. 최근엔 SNS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마치 영화처럼 특별한 배경에서 영화 속 주인공같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다. 이런 사진에는 “여긴 어디?” “배경이 다 했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채널에서 화제가 되는 국내 인생 샷 명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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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울문화마을/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지만 가보면 그리스 산토리니 저리 가라 할 만큼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 영도의 서쪽, 영선2동 절벽에 자리 잡은 흰여울마을 이야기다.
사진 속 장소는 흰여울문화마을의 ‘흰여울 안내소’ 포토존이다. 안내소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창틀이 액자가 되어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된다. 흰여울문화마을에는 이 포토존 말고도 ‘인생샷’을 남길 장소가 사방에 있다. 높은 축대 위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바다를 마주 보고 서 있고, 좁다란 길을 따라 걷노라면 상자 모양의 귀여운 작은 집들, 골목길, 층층 계단, 바닷바람에 펄럭이는 빨래 등이 아기자기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흰여울이라는 이름은 봉래산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골목을 따라 바다로 굽이쳐 내릴 때 하얗게 물거품이 이는 모습에서 따왔다. 흰여울마을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절영해안산책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버스를 타고 부산보건고등학교에서 내린 후 계단을 내려가 흰여울마을 운영지원센터에서부터 걸어가면 된다.
주소 부산 영도구 흰여울길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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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가든 수목원/
드라마 속 대저택 정원에 들어온 기분이다. 실제로 제이드가든 수목원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촬영지이기도 하다. 강원 춘천시 제이드가든 수목원에 가면 계절마다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39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내건 수목원은 우거진 산림 속에 유럽 각국의 정원을 모티프로 만든 테마 정원이다.
나무내음길, 단풍나무길, 숲속바람길 등 다양한 코스가 있으며 만병초류, 단풍나무류, 비비추류, 목련류 등 총 3904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워낙 다양한 나무와 꽃이 많아 구도만 잘 잡으면 어디든 포토존이 된다. 이 수목원의 장점 중 하나는 대중교통으로 오가기 쉽다는 점. 경춘선 굴봉산역에서 쉽게 갈 수 있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탈리아 가든, 영국식 보더 가든, 아이리시 가든 등 각기 다른 콘셉트의 정원들이 있는데 정원 콘셉트에 맞춰 사진을 찍는 것도 방법이다.
주소 강원 춘천시 남산면 햇골길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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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제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특이한 나무가 많아 운전하다가도 정차해 사진을 찍게 된다. 그렇게 특이한 나무들 사이에서도 새별오름 나홀로나무는 유독 특별해 보인다. 허허벌판 목초지 한가운데 길이 하나 나 있고, 나무 한 그루가 홀로 외롭게 서 있다. 나홀로나무는 이른바 ‘소지섭 나무’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소지섭 씨가 등장한 CF에 나온 나무는 이 나무가 아니다. 이름에 새별오름이 붙어 있어 새별오름 바로 옆이나 주변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직선거리로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나홀로나무를 정면으로 찍으면 뒤에 보이는 게 바로 새별오름이다. 나홀로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데 심취하면 화창한 날, 흐린 날, 구름 낀 날 등 다양한 날씨 상황에 따라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그만큼 날씨 분위기에 따라 홀로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이 달라 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나홀로나무를 만나면서 새별오름 그리고 성이시돌목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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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성/
“여기가 해외야? 국내야?” 경남 거제시 복항마을에 있는 매미성을 본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다. 매미성에선 마치 유럽의 중세시대 유적지처럼 이국적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매미성 꼭대기, 성 중간 바다가 보이는 자리, 성으로 올라가는 계단 등 여러 곳이 핫 포토존이다. 성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셀프 웨딩 컷을 찍어보는 것도 좋다.
매미성은 남다른 사연이 있는 장소다.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시민 백순삼 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홀로 쌓아 올린 벽이 바로 매미성이다. 바닷가 근처에 네모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길 반복한 것이 이젠 유럽의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성으로 완성됐다. 길이가 110m, 높이는 9m의 규모. 별다른 설계도 없이 지었는데도 인공적인 느낌을 주지 않고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주소 경남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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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환경연구원 통나무 다리/
실개천 위로 통나무 다리 하나가 놓여 있다. 그 위에서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다. 주변은 온통 초록이다. 산림환경연구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산림환경연구원은 향토 희귀 수목과 천연기념물, 야생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으로 휴식 공간 및 자연학습 명소로 알려져 있다. 숲이 넓고 큰 나무가 많아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 초록의 나무가 우거져 싱그러운 느낌의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을에는 낙엽 컷을 찍기에도 좋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다름 아닌 통나무. 통나무는 습지 코너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 통나무 위에 서거나 앉아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은데 찍고 보면 곧게 뻗은 나무가 습지에 비쳐 멋진 사진을 만들어준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통나무 위에 함께 서서 나란히 걷는 포즈도 많이 연출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주소 경북 경주시 통일로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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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럭초등학교/
알록달록 무지갯빛 벽, 아담한 학교 건물 등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색색으로 예쁜 더럭초등학교는 회색 또는 갈색 학교 건물에 익숙한 이들에겐 아쉬움까지 남겨준다. “학교가 이렇게 예뻤으면 매일매일 가고 싶었을 텐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이 학교의 원래 이름은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 폐교 위기에 처했다가 본교가 됐다.
학교는 한 광고에 소개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지금 학교 건물 디자인은 세계적인 컬러리스트인 장 필립 랑클로가 ‘제주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색’을 주제로 함께 작업한 것. 사람들 사이에선 학교 벽 다양한 색깔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스타일의 얼굴 사진을 찍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예쁘다고 소문이 나 방문객이 줄을 잇지만 아무 때나 들어갈 수는 없다. 평일 낮에는 학교를 개방하지 않는다. 평일 오후 6시 이후나 주말 또는 공휴일 오전 9시 이후 방문할 수 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하가로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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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흥산 사랑나무/
나무 한쪽에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굽어 나간 중간 가지가 나무 몸통과 어우러져 ‘하트’ 모양을 완성한다. 키22m, 가슴 직경 125cm, 수령 400여 년 된 이 나무의 이름은 ‘사랑나무’다. 충청남도 부여군 성흥산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이 나무는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성흥산의 상징으로 불린다.
나무는 드라마 <계백> <여인의 향기> <신의> 등의 배경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사랑나무라는 이름은 드라마 <서동요> 방영 후 서동왕자와 선화공주가 이곳에서 사랑을 나눴다고 해서 붙은 이름. 사랑의 언약을 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연인과 부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랑나무를 배경으로 커플이 사진을 찍어도 좋지만 나뭇가지가 뻗은 쪽을 바라보고 앉아 홀로 사진을 찍어도 좋다. 노을로 붉게 물든 시간에는 더욱 그림 같은 사진이 찍힌다.
주소 충남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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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제역 철길/
“터널을 빠져나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질 거 같아!”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터널과 철길. 최근 SNS 채널에서 이른바 ‘지브리 감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된 장소, 벽제역. 벽제역은 경기도 고양시 삼릉역과 일영역 사이에 있다. 1961년 7월 10일 배치 간이역(역무원이 있는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2004년 여객 취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역사 반대쪽 터널 끝으로 가면 사진 속 핫 플레이스가 나온다. 어두운 터널 안에서 풀과 구름, 산으로 둘러싸인 터널 밖을 바라보고 서 있으면 그야말로 동화 속 한 페이지가 완성된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이 장소의 특징. 이곳에선 앞모습보단 뒷모습 컷을 찍는 이들이 많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 실루엣이 보이게 안고 찍어도 멋진 한 컷이 나온다. 벽제역 철길은 낮에 갈 경우 구름이 많은 날 촬영하는 게 좋다. 일몰 타임을 노리는 이들도 많다.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호국로 1430번길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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