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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 해오름이 해달리 붉다
동녘 해오름이 해달리 붉다
  • 교회협동신문
  • 승인 2022.04.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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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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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영목사

인생은 사계를 산다.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그렇게 살다 보면, 성숙함의 열매가 맺히게 된다. 우리는 사계절을 산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사계가 있어 변화를 맛보며 산다. 삶이 지루하지 않다. 산기슭에서 사는 친구가 경이롭다는 표정을 하며 산골생활을 이야기했다. 아침이 되면 햇살이 산을 비추인단다. 마치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극의 막이 오르면서 조명이 아래에서 위로 비추이듯이 산의 이마부터 시작해서 점점 아래로 햇살이 비추이는 것 보면 오늘이란 연극의 막이 오른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를 명작 극본의 배우처럼 진지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봄 산의 빛깔이 다르고, 여름 산의 빛깔이 다르며, 가을 산, 그리고 겨울 산 모두 빛깔이 다를 뿐만 아니라 모습도 다름을 보면서 결코 지루하지 않고, 날마다 새날을 사는 듯한 기운과 생기가 치솟게 한다고 했다. 반면 바다를 바라보고 사는 바닷가의 사람은 바다 역시 하루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아침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오름은 강렬한 삶의 의욕을 돋구어주고, 붉게 끓어오르는 아침 파도는 심장을 뛰게 하고,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환희가 마음을 흥분으로 들뜨게 한다고 한다. 바다의 파도는 하루도 같지 않다고 한다. 호수같이 잔잔하여 뛰어들다가 바다 물결 위에 눕고 싶은 그때가 있는가 하면, 갑자기 바람이 불고, 파도가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것 보면 우주가 춤을 추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고, 신나는 순간을 맞는다고 한다. 산기슭에 사나 바다 가서 사나 변화와 다이내믹한 운동력이 있어 삶이 삶 되게 하는 듯하다.

제주도의 4.3사건의 현장을 찾아간 보수적 지도자를 보며 정치란 다양을 즐길 줄 알아야 되는가 보다 생각했다. 변화를 즐길 줄 아는 산골사람이 같고, 바닷가 사람 같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948년대 대한민국은 극과 극이었다. 북한은 볼셰비키 혁명의 파도가 한창일 때, 남쪽 대한민국은 자유라는 연극이 초연되어 무대의 막이 오르는 즈음 제주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하고, 국회의원 선거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는 반자유주의자가 부딪쳐 피 흘릴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그 과정에서 멱살 잡은 사람들이니 끌려 나가 생명이 짓밟히는 사람이나 모두가 아프고 아팠을 것이다. 지금은 자유민주주의를 숭상하는 지도자가 인민민주주의를 위해 생명을 던진 사람들의 위패 앞에서 엄숙히 분향을 올리는 것을 볼 때, 사상적 사계를 사는 한국인답다고 생각을 해보았다. 다양성이 함께 어울릴 수만 있으면 독창도 좋고, 합창도 좋듯이 화음이 온누리에 기쁨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것을 피우는 산처럼 대한민국은 가지가지 개성과 이데올로기와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이러한 다양한 꽃이 피는 대한랜드가 된 것은 다양한 머슴들이 대한랜드를 가꾸어왔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유민주주의를 숭상하던 고(故)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제헌국회가 시작되던 때, 국회의장으로서 그 당시 종로구 국회의원인 이윤영 목사를 기도하게 한 후 회의가 시작되었다. 편협된 종교행위였다라고 비판할지 모르지만, 그 당시는 기독교 국가들이 나라를 해방시켰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과 영국, 캐나다 연합군이었다. 이러한 바람이 국회에도, 정부에도 불어왔음을 짐작한다. 사람은 처음 만나는 것에 대한 경이가 있다. 이승만은 조선을 개화하자는 개화운동을 하였다. 결국 감옥에 큰 칼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았던 청년이 미국을 건너가 미국 사회를 처음 보고, 청교도 바탕의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보면서 ‘그렇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되어야 하겠다.’ 생각한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북한의 김일성이나 민주 조선인들은 절대군주 앞에 사시나무 떨 듯 하던 전제주의 왕국 체제에 억눌려 살다가 ‘볼셰비키 혁명사’를 읽고, 칼 막스의 자본론을 읽고, 나라의 주인은 인민이다. 모든 재산은 공동의 것이다. 균등 분배해서 나누어 사는 나라를 읽을 때, 눈이 번쩍 열리고, 귀가 먹먹해지고, 내 인생을 바쳐 이루어볼 만한 신천지 유토피아라고 느껴졌기에 죽창을 들고, 지주 가슴을 찌르고, 장롱에 땅문서를 훔쳐 공산당에게 바치는 광기로 피어올랐을 것이다.

1940-50년대 조선인민공화국에 미치던 광인이나 자유민주주의에 술에 취한 술꾼이나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그래도 자유민주주의하에서 군사 독재력의 통치도 받아보고, 민주투사들의 문민정부도 겪어보고, 인민민주주의를 흠모하는 대통령도 겪어보고,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도 겪어보면서 어느덧 스무 번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있다. 사계가 있어 금수강산인 우리나라가 되었고, 소년, 청년, 장년, 노년을 겪어본 성숙인이 되듯이 이번 5년은 자유민주적 머슴의(대통령) 서비스를 흔쾌히 받아봄이 어떠할는지? 산기슭에 사는 사람이 봄만 있으라고 투정을 부린다고 여름이 오지 않는 것도 아니고, 바닷가 사는 사람이 아침 붉은 해가 해 돋움 그 상태, 그 자리에 있으라고 발을 구르고, 두 손바닥을 불이 나게 마주쳐도 해는 중천으로 떠오른다. 그래서 오늘의 기적의 나라, 동방의 신비의 나라, 대한민국이 있다. 조선인민 민주주의를 좋아하던, 머슴이 섬기던 시간은 지나갔다. 이젠 한미동맹을 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이루려는 선수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그 바람, 그 햇살로 5년을 충직하게 살아야 할 날이 열렸다. 이 역시 곧 마지막이 온다. 그때 지난 5년을 돌아보며 다시 5년을 시작하고, 잘못되었으면 조선인민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세워 봄직하지 않을까? 동녘에 오르는 새 태양을 잡아놓을 이유가 없다. 올해는 새벽 동녘의 해오름이 해달리 붉다. 오르는 해돋움에 맞선다고 해가 바다에 빠져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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