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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꾸준하면
느려도 꾸준하면
  • 교회협동신문
  • 승인 2019.02.22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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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현목사
글/사진 안현목사

 

설이 막 지난 고속도로였습니다. 
차가 많아 거북이걸음을 하는 데 버스전용차로는 잘 달립니다. 

승용차 일 경우는 엄두를 못 내지만 봉고차 일 경우는 유혹이 생깁니다. 
옆으로 살짝만 옮기면 뻥 뚫리는데. 
그렇다고 교회 이름표를 달고 위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흰색 봉고차 한 대가 씽 하고 전용차로를 달립니다. 
‘저 차도 6명 안 되는데~’ 하면서 부러워 합니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습니다. 
흰색 봉고차가 갓길에 서 있습니다. 
경찰 단속에 걸렸습니다. 
얼마나 고소하던지. 

도심을 지나자 소통이 원활합니다. 
돼지를 가득 실은 트럭 하나가 하위차선에서 천천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 옆을 지나는데 마치 내가 스포츠카가 된 기분입니다. 
룸미러로 보니 벌써 저 뒤에 보일 만큼 차이가 납니다. 

저래 가지고 언제 가나?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한참 지나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화장실도 가고 스트레칭도 합니다.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그 돼지차가 앞에 있습니다. 
내가 휴게소에 들린 사이 추월한 것입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토끼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쌩하고 돼지차를 추월했습니다. 

그리곤 평소보다 더 빨리 달려서 거리를 벌렸습니다. 
돼지차는 자기 길 가는데 저 혼자 경주를 벌였습니다. 

한참을 더 달려서 다시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요즘 맛있다고 소문난 휴게소 음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TV에서 볼 때는 엄청 맛있어 보였는데 
그닥 높은 별점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는데 돼지차가 또 앞에 있습니다. 
자꾸 보니 반갑습니다. 

서두른다고 꼭 일찍 도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느려도 꾸준하면 됩니다.

안현목사 거창군에서 목회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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