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막 지난 고속도로였습니다.
차가 많아 거북이걸음을 하는 데 버스전용차로는 잘 달립니다.
승용차 일 경우는 엄두를 못 내지만 봉고차 일 경우는 유혹이 생깁니다.
옆으로 살짝만 옮기면 뻥 뚫리는데.
그렇다고 교회 이름표를 달고 위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흰색 봉고차 한 대가 씽 하고 전용차로를 달립니다.
‘저 차도 6명 안 되는데~’ 하면서 부러워 합니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습니다.
흰색 봉고차가 갓길에 서 있습니다.
경찰 단속에 걸렸습니다.
얼마나 고소하던지.
도심을 지나자 소통이 원활합니다.
돼지를 가득 실은 트럭 하나가 하위차선에서 천천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 옆을 지나는데 마치 내가 스포츠카가 된 기분입니다.
룸미러로 보니 벌써 저 뒤에 보일 만큼 차이가 납니다.
저래 가지고 언제 가나?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한참 지나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화장실도 가고 스트레칭도 합니다.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그 돼지차가 앞에 있습니다.
내가 휴게소에 들린 사이 추월한 것입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토끼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쌩하고 돼지차를 추월했습니다.
그리곤 평소보다 더 빨리 달려서 거리를 벌렸습니다.
돼지차는 자기 길 가는데 저 혼자 경주를 벌였습니다.
한참을 더 달려서 다시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요즘 맛있다고 소문난 휴게소 음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TV에서 볼 때는 엄청 맛있어 보였는데
그닥 높은 별점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는데 돼지차가 또 앞에 있습니다.
자꾸 보니 반갑습니다.
서두른다고 꼭 일찍 도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느려도 꾸준하면 됩니다.
안현목사 거창군에서 목회 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