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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19. 2.18 월
오늘의 묵상/2019. 2.18 월
  • 교회협동신문
  • 승인 2019.02.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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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여 내가 고통 중에 있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근심 때문에 눈과 영혼과 몸이 쇠하였나이다 (시편 31: 9)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습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 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입니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 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습니다. 문자 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 일을 보시러 나가신 후... '띵 동'하고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습니다. 어머님 것이었습니다. "여보, 오늘 ‘야간 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습니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습니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 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 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습니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 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가지고 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 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 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오랫만에 아버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듣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 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다 알고있다. 미안하구나!..." 그 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는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나에게 문자를 보내고 계십니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1등으로 당선된 씨의 글)

오늘도... 우리들의 부모님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어지는... 귀하고 복된 날 되시기를... 기도하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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