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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보면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가다보면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 이연종기자
  • 승인 2020.03.09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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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종목사
의정부교회협동신문,한결교회

가다보면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스러지듯 길을 걸었다
다만 삶이 밀려가듯 문득 밀리고 싶었다
길이 놓여 있다는 것이 마치 밀린 감정을 풀어낼 해방구같았다
얼마 지났을까
삶이 밀려서인지 털어지지 않다가 지나가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추억이 돋는다
비로소 하늘이 보이고 풀이 보이고 눈시울이 서렸고 보여지는 것들에 감정을 놓아버렸다
잠시지만 나를 느낀다

한때는 사소한 것을 지나치지 못했다
가슴을 쓸어내렸고 마음을 담곤했다
시간에 뒤틀리기도 했고 아무데나 나를 이입하고 야릇함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고독을 즐기기도 했고 삶의 처절함을 의도적으로 겪어보기도 했다
들풀을 붙잡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으며 사연많은 분주함에 나를 던지고도 싶었다
젊어서 그랬을 것이다 젊어서 치솟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저 지친 몸부림이다
다만 주어진 대로 하루가 나른할 뿐이다

그때 길이 보인 것이다
스러지듯 한숨같이 길이 보인 것이다
가다보면 길이 되는가
길은 가다보는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가다보면 가게된다
그 목적없고 털어내지 못하고 그래서 고독하고 야릇하고 그 처절한 하소연이 길이었다
심지어 눈시울에 긴 한숨도 길이었다
그 시절이 아니면 안되는 젊고 푸릇하며 그때 아니면 안되는 생생한 길이었다
가다보면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가다보면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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