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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봄을 타고 싶다
올해는 꼭 봄을 타고 싶다
  • 이연종기자
  • 승인 2020.02.1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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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종목사
의정부교회협동신문,한결교회

올해는 꼭 봄을 타고 싶다

 

봄이 되기전 
저녁 어스름은 늘 아쉬움이다
한낮에는 잠시 손을 내밀다 저녁이면 사라진다
가끔씩 눈에 어리던 잔영이 새초롬하다
애를 태우나
아직은 스산함이 바람을 타고 밀려온다

먼 산 눈섶들은 아직이다
떼 지어가는 새들은 서늘함을 몰고가고
간밤에 시달리던 냇가는 아직 그 몸을 내놓지도 않았다
나즈막한 울타리에 잔서리마저 보인다
휑한 길가에 치인 사람들은 가슴으로 파고든다
그나마 길어진 해가 달랠 뿐이다

봄은 늘 기다려진다
추억이 준 아련함일까
다만 추위를 벗은 따뜻함에 대한 동경일까
봄은 기다려야 한다
마음이 봄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지나가는 버스가 먼지를 일으킨다
느닷없이 얇은바람이 움추린 가로수를 흔들어댄다

올해는 꼭 봄을 타고 싶다
들뜨고 싶고 살랑이고 싶고 햇살을 휘저으며 지난날을 돌아다니고 싶다
그리워서가 아니라 세월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아직일지 모르지만 더 세월 가기 전에
봄을 더 느끼고 싶을 뿐이다
익지않은 시절에 움이 솟는 것같다
봄이 되기전 저녁 어스름은 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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