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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창
조그만 창
  • 이연종기자
  • 승인 2020.02.1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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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종목사
의정부교회협동신문,한결교회

조그만 창

 

조그만 창이 전부다
하루의 숨이 고스란히 남겨졌다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덩그런히 남겨진 방
다만 시간이 친구였다
상상을 더듬다 떠오르는 것이 그것 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지루해졌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숨결을 타자처럼 느낄 뿐이다
한심할지도 모른다
더 생산적이고 열정적이며 살아있음을 느껴보라고 부추길 것이다
그런데 삶은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래봤자 몇십 년 세월의 안락함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덧없음을 껴안고 있는 지금으로 보면 그 안락함이 진정이었을까
왠지 속은 느낌이다
내 자신과 그렇게 부추긴 세상과 그걸 확인시킨 세월에 속은 느낌이다
삶이 나를 비웃고 있다

그렇게 끝나면 안된다
고작 그런 비참함을 가질려고 그 세월을 지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지루한 하루를 겪어내고 멍하니 스스로를 지나가고 있어도 인생은 그렇게 끝날 수 없다
호흡이 있고 생각이 있고 존재라는 소소한 듯 거대한 담론을 담아낸다
조그만 창에서 빛이 들어온다
거기서 비치는 빛을 내 이야기로 담을 줄 안다는 것이 그런 세월을 참아내고 견디고 있다는 것이
그 지루함과 한숨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 가슴을 채울 것이다
정신을 넘어 세계를 넘어 그 하루를 지나 세월을 지나
분명 채울 것이다
자아와 타자 사이를 넘나들며
혼란과 공허가 교차하며 오늘을 흔들어대도 분명 채워질 것이다
오히려 내가 삶을 채운다
세상을 내가 오히려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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