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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신학이 필요합니다-오영철선교사
카렌신학이 필요합니다-오영철선교사
  • 교회협동신문
  • 승인 2020.01.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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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선교사
GMS 소속
오영철 김보순선교사 가정
오영철 김보순선교사 가정

때로 복잡한 상황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것은 의외의 인물을 통해서이다. 오늘은 그런 분을 만났다. 영국에서 온 피터 박사이다. ‘카렌신학’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현재 신학교의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최근 실로암신학교의 현재상황에 관한 당사자들의 입장과 관점은 다양하다. 그것을 하나로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어느새 신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이 되었다. 1999년부터 강의를 시작하였으니 20년이다. 최종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방향성이다. 변화하는 태국의 카렌 사회 속에서 신학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다양하게 설명을 할 수 있지만 중심단어로 함축하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분이 그것을 지적해 주었다. ‘카렌신학’이다. 

지난 금요일 신학교 아침 예배 때 영국에서 온 손님들이 같이 참여하였다. 그들은 영국침례교를 대표하여 태국카렌침례총회를 방문하였다. 금요일 일정은 실로암 신학교의 사역과 필요성을 같이 나누기 위해서이다. 
설교를 한 영국설교자는 신학교의 역할에 대하여 매우 정확한 관점으로 제시하여 주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설교자인 피터 박사는 10년동안 영국의 신학대학에서 학장으로 섬기다가 두 달 전 은퇴를 한 학자이다. 그는 변화하는 영국사회와 교회를 체험하면서 목회자를 양성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신학교의 필요와 목적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예배 후에 교직원들과 신학교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귀에 확 들어오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카렌신학(Karen Theology)를 해야 합니다. 카렌어로 된 자료와 카렌어를 통한 신학이 중요합니다.” 
간담회 이후에 개인적으로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하였고 좀더 시간을 가졌으면 해서 집으로 초대하였다. 

그리고 오늘 피터박사(Peter Stevenson)와 그의 부인인 수잔목사(Susan Stevenson)는 총회 총무가족과 같이 반갑게 집으로 왔다. 식사 교제를 하면서 그들의 경험과 사역 그리고 관점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가 속한 영국침례교선교회(BMS)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선교단체 중에 하나로서 1792년 시작되었다. 현대선교의 아버지라는 윌리엄 캐리를 배출하였으면 한때 세계선교를 주도하였던 영국의 선교단체이다. 그런데 지금은 침례교인이 14만명 정도로 교세가 많이 약화되었고 지금도 줄어들고 있다. 

그들은 그가 속한 30년 이상 신학교의 교수와 목회자로 섬겼다. 피터박사는 킹스 런던 대학교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웨일즈에 있는 침례교 신학대학(South Wales Baptist College)에서 학장으로 10년동안 섬겼다. 학생들은 영국국적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대륙의 학생들도 가르쳤다. 조직신학 이외에도 문화인류학과 세계기독교(World Christianity) 도 강의를 하였다.

그는 복잡한 지역적 배경을 가지고 가지고 있었다. 그의 가족은 북아일랜드 라는 민족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곳에서 자랐다. 1968년부터 1998년까지 30년동안 약 5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로 그 지역이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의 사역은 웨일즈에 있는 대학과 교회에서 섬겼다. 그곳은 영연방에 있지만 영국인과 긴장과 갈등이 지금도 있다. 민족적 언어적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곳이다. 불아일랜드에서 자랐고 웨일즈에서 목회를 하고 가르치기 때문에 민족간의 긴장과 대립을 보아왔다. 그리고 어떻게 소수민족인 웨일즈인들이 지내왔는가를 경험하였다. 

그는 주민족과 소수민족의 관계를 학자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행정가와 목회자로서 그 과정들 가운데 일어나는 변화들을 느끼고 나누었던 것이다. 
식사를 곁든 대화는 두 시간 내내 상호간의 역동적인 반응과 질문 그리고 대답으로 이어졌다. 초면이었지만 관심 있는 공통된 영역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신학교는 앞으로 10년 20년 뒤의 필요한 인재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의견이다. 이것은 단순히 이론적인 주장이 아니라 그들의 목회와 신학자로서의 여정에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카렌신학’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었다. 그런데 이것인 교회현장과 거리가 먼 추상적인 주제를 토의하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미래의 교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그에 맞는 사역자를 세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미국이나 유럽 신학을 가져와 전달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이것은 먼저 성경적인 배경과 원리에 중심을 두면서도 카렌 문화와 역사 그리고 카렌교회의 전통과 사역의 유산들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세계교회의 변화와 태국의 배경을 종합하여 그들의 언어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피터박사와의 이야기 속에는 지역신학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자연스럽게 배워 나온다. 

끝나면서 한 가지 질문을 하였다. 
“우리가 짧은 시간을 태국에 방문한다면 어떤 유익이 있겠습니까?”
1978년부터 목회자로 사역을 하였으니 41년동안 목회자로 교수로 섬겼다. 은퇴 후에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신학교를 위하여 외부자문(External Advisor) 과 방문교수(Visiting Professor)로 섬겨 주시면 큰 유익이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그의 신학적 지식과 행정가로서의 경험 그리고 목회자로서의 체험과 세계교회에 대한 해박한 이해는 자문과 방문교수로서의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카렌신학의 발전’이라는 방향에서도 그의 역할이 기대된다. 

피터박사와의 만남은 예기치 않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들도 오늘의 만남에 대하여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하였다. 내가 애써서 무엇을 바꾸어보려고 해도 안될 때 하나님은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인도하신다. 그 가운데 내가 다시 확인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가 있으니 살고 있다. 오늘도 그것을 다시 확인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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