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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사색 . 거울
한편의 사색 . 거울
  • 교회협동신문
  • 승인 2019.12.1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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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종목사
한결교회 담임
이연종목사
이연종목사

한 쪽에 비켜 선 거울이 있다
얼핏 얼굴이 비틀려보인다
가다듬어야 맞다 그런데 그냥 그대로 놔두고 싶다
비켜선 비틀린..
어쩌면 그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 때 나무가 왜 곧게 자라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왕이면 멋지게 곧게 직선으로 모양을 내지 비틀리고 구부러지고 꺾이면서 모양을 만드는 것일까
산 너울도 마찬가지다
틀에 갇히지 않는다
정방향과 직선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라도 곧을라치면 낯설어 보일 뿐이다
생긴대로 사는 것이 맞는 것일까

늦은 밤
밤이 지나가는 소리를 때로 견딜 수 없다
굴곡진 인생을 음미할 수 없는 시간을 견디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인생이 겪어야만 하는 필연을 지나가는 것이다
늘어져 있는 시간들
추스리지 못하는 마음가짐
흩어지고 싶어하는 감정
도대체가 제대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침이 다가온다
여지없다 밤새 지나간 그 자리에도 여지없다
그리고 터져오는 햇빛이 여지없다
우리가 그런 자리에 살아 왔던가
이상하다
나의 오늘이 놀랍다
비로소 나를 본다
거울이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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