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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목사의 이것이 목회 본질이다
김두현 목사의 이것이 목회 본질이다
  • 강영철 기자
  • 승인 2019.11.15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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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병’에 걸린 한국교회… 목회자가 변해야만 회복 가능하다
김두현 21C목회연구소장이 2016년 4월 서울 극동방송에서 개최된 ‘극동방송 60주년기념 목회자 세미나’에서 한국교회가 세속화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두현 21C목회연구소장이 2016년 4월 서울 극동방송에서 개최된 ‘
극동방송 60주년기념 목회자 세미나’에서 한국교회가 세속화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다원주의 상황에서 종교 제도는 점차 매매기관이 되고 경쟁적인 시장기관으로 변형된다”고 했다. 교회에 가장 치명적인 적은 ‘변형’이다.

변형이란 본질과 체계가 바뀐 상태를 말한다. 만일 교회가 원형에서 이탈돼 변형된다면 탈(脫)교회라 불러야 할 것이다. 겉으론 교회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명목상 교회일 뿐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원형교회에서 멀어지는 현상이다. 이 말은 주님이 세우도록 명령하신 그 교회(마 16:18), 즉 사도행전과 같은 교회를 찾아보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교회를 세우는 데 시대적 흐름, 사람의 선호도, 성장 리더십과 전략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교회는 사업도 기업도 단체도 아닌 고유한 교회 속성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교회는 마을, 지역, 도시, 나라에 세워져 있지만 이를 넘어 하나님 나라를 향한다.(마 6:33) 그것이 교회의 고유성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고 대신할 수 없다. 주님이 말씀하신 그 교회(His church)를 세우는 목회를 해야 한다.

그러나 20년간 목회연구소 사역을 하면서 오늘날 대다수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모습 속에서 발견한 점이 있다. 한마디로 말해 세속화병(secularization disease)에 걸린 상태였다.

세속화병이란 육적, 물질적, 세상적 욕심에서 발생하는 병이다. 누구든지 욕심과 탐심에 사로잡히면 영적 생활, 경건생활, 신앙생활은 자연히 세속화된다. 특히 목회는 영적 영역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하나님 나라 건설과 확장, 교회 세움, 영혼 구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상한 행위다.

만일 목회자가 야망이나 욕심을 이루려고 하면 목회는 자멸하고 만다. 교회와 목회는 목회자의 투철한 사명과 충성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선택과 최선의 집중에 있다. 사도행전에서 실천의 삶을 살았던 사도들과 같은 의식과 삶을 살아내는 끊임없는 열정이 목회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목회자는 너무 바쁘다. 목회적 우선순위가 무너져 있다. 모임 문화가 놀이 중심이다. 목회를 위한 탐구가 매우 빈약하다.

만약 목회자가 세속화의 물결을 거스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세속화를 넘어설 비전 제시에 실패하거나 세상 부와 명예와 지위 탐닉, 성공신화에 매몰되면 어떻게 될까. 망망대해에 떠 있는 돛단배처럼 될 것이다.

교회는 목회자에 의해 방향과 목표가 만들어지는 조직이다. 오늘날 교회가 자본주의, 물량주의, 성과주의, 외형주의, 이기주의, 개인주의화가 심해지는 원인은 세상의 흐름에 있지 않다. 목회자의 가치체계, 세계관이 그렇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이 먼저 변해야 한국교회가 변한다. 목회자들이 기도해야 성도들이 기도한다. 목회자들이 철저하게 자기희생을 해야 성도들도 헌신한다. 목회자가 성령의 기름 부음을 구해야 교회 공동체에 성령님이 임하신다. 목회자가 복음 중심의 삶을 살고, 교회 중심의 목회를 해야 질서가 세워진다. 목회자가 전도해야 성도들도 전도한다.

21C목회연구소는 목회자의 사명을 회복하는 곳이다. 연구소를 찾아오는 대부분은 목회 탈진과 깊은 자괴감, 바닥까지 떨어진 자신감, 오랜 기간의 침체에 눌려 쓰러지기 직전에 온다. 돌파구를 갈망하다가 떠밀려서 온다.

그렇게 와도 그들의 관심사는 여전히 빠른 교회 성장 비결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프로그램만 얻으려고 한다. 그렇다 보니 10명 중 8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 한다.

왜냐하면, 이곳에 매주 모여 목회 테크닉, 프로그램, 이벤트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목회자 자신의 부르심과 자질, 목회 토양, 교회의 상태 전반에 대해 철저하게 자가 진단하는 과정과 커리큘럼을 거치기 때문에 고통스러워진다. 자기 목회에 ‘직면’해야 하니 얼마나 괴롭겠는가.

목회자가 명심할 것은 목회에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다. 은퇴하는 날까지 세속화병에 걸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기절제와 자기 성장에 매진해야 한다. 목회 집중력 상실, 경쟁의식, 교만과 허영, 명예와 돈, 태만과 나태, 게으름, 정욕과 성, 성공주의 등의 환경에서 말이다.

그러나 목회자에게 가장 무서운 유혹은 하나님의 뜻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길을 달려가려는 어리석음이다. 목회학의 3대 고전이라 불리는 리처드 백스터의 ‘참 목자상’(Reformed Pastor), 찰스 브릿지스의 ‘참된 목회’(Christian Ministry), 그리고 존 에인절 제임스의 ‘간절 목회’(An Earnest Ministry)는 자기 길만 내달리려는 목회자들이 정독하며 읽어야 할 필독서다.

제임스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영혼을 회심케 하시려는 데 미지근하고 게으른 목회자에게 결코 복을 주시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하여 부지런하고 끈질기게 씨름하는 것을 통해 영혼 회심의 복을 허락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사역자로 삼으시고 불꽃을 당신의 사자로 삼으십니다.”

사도 시대 이후 영적으로 가장 강력했고 종교개혁기와 청교도 시대, 영적 각성 시대에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쓰임을 받았던 신실한 목회자처럼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들처럼 반드시 깊은 고뇌와 자기성찰, 겸손과 순종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김두현 목사
김두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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