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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목사의 이것이 목회 본질이다
김두현 목사의 이것이 목회 본질이다
  • 교회협동신문
  • 승인 2019.11.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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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희생 선행되지 않는 목회는 모방·변형·복제에 불과

 

자기희생 선행되지 않는 목회는 모방·변형·복제에 불과
자기희생 선행되지 않는 목회는 모방·변형·복제에 불과

호박을 재배하는 한 농부가 있었다. 호박이 열리기 시작할 무렵, 자기 밭에 가지런히 자라는 아름다운 초록잎 사이를 걷고 있었다. 도토리 크기의 호박이 여기저기 조그맣게 달려 있었다. 농부는 흘긋 내려다보다 투명한 유리병 하나를 발견했다.

호기심 가득한 농부는 덩굴에 붙어있는 작은 호박을 그 유리병 속에 집어넣은 다음 밭에 그대로 두었다.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몇 달 후, 농부는 밭을 가득 메운 커다랗고 아름다운 호박들을 보고 흡족해하며 걷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 놓아두었던 유리병을 다시 발견했고, 작은 호박이 그 안에서 자라 유리병을 가득 채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리병 모양대로 자란 호박은 다른 호박 크기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이 유리병 속 호박은 오늘날 대부분 교회가 당면한 문제와 같다. 교회는 그들만의 독특한 DNA를 갖고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최대한으로 성장해 가기보다, 외부적인 틀이나 모형의 형태에 맞추고 있다. 윌 맨시니 목사가 쓴 ‘10년 후 우리교회’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유리병 목회는 교회 형태가 미리 결정된 교회를 말한다. 그래서 목회자가 어떤 고유한 교회 비전과 모델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교회 모형이 그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장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도 없다. 유리병에 넣는 대로 모양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21C목회연구소 사역을 하면서 목회자들이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봐 왔다. 고민하는 내용은 대체로 유리병 교회의 모델을 찾는 것과 같았다. 화려하고 멋지고 독특한 대형교회의 프로그램이나 성공적으로 효과를 내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프로젝트와 이벤트,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 교회들은 어떤 바람이 불면 너나 할 것 없이 그리로 몰리는 밀물이 되다가 몇 년 가지도 못하고 썰물처럼 빠져나간 갯벌이 된다. 그리고 또다시 밀려오는 파도에 실려 둥실거리고 싶어 한다. 이런 중독 효과 때문에 교회 토양은 더 척박해지고 마치 1년 동안 특별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목회를 인식한다.

한국교회에서 이미 많은 교회가 여러 시도를 해 보았다. 예배, 설교, 기도, 전도, 조직, 봉사, 제자훈련, 평신도사역, 성경공부, 은사, 부흥회, 집회, 모임, 수련회 등 지금까지 그런 목회 패러다임에 끌려왔다. 그러나 이제 와 보니 교파와 교단과 교회 이름은 다르지만 서로 비슷한 유리병처럼 거의 같은 목회를 하게 됐다. 장로교든, 감리교든, 성결교든, 순복음이든, 침례교든 어느 교회를 가도 비슷하다. 그렇다 보니 성도도 별 차이가 없다.

주의할 것은 목회란 그럴듯한 유리병 모델을 찾고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목회란 고유한 유리병을 만드는 고난도 작업이다. 그래서 목회를 3D, 즉 힘들고(Difficult) 고통스럽고(Distress) 애써야(Diligence) 하는 노동에 비유한다. 

목회는 정보, 아이디어, 테크닉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희생으로 하는 것이다.(요 12:24) 현대 교회에서 목회자이든 성도이든 가장 싫어하는 것이 자기희생이다. 하지만 유리병 교회가 되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희생으로 몸부림쳐야 한다.

21C목회연구소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하지 말아야 할 금기 사항 3가지를 설정했다. 이를 20년 넘게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키려 한다. 첫째, 외부 세미나를 하지 않고 매주 경기도 광주 연구소에서 클래스 모임을 하는 것이다. 지금도 매주 월·화·목요일에 목사님들이 모여 목회 전반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처치 플랜팅 멘토링을 해준다.

둘째,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아닌 목회 원리 중심이다. 21C목회연구소의 자부심 중의 하나는 그동안 출간한 도서에 있다. 지난 20년 동안 400여종의 목회 전문도서와 자료를 개발하며 끊임없이 생산력을 향상하고 있다.

셋째, 모든 도서와 자료를 본 연구소에서만 구입하는 시스템이다. 지방에 있는 목회자들은 불편하겠지만 연구소에 직접 방문해야 책을 살 수 있다. 수많은 도서와 자료들을 직접 보고 서로 공감대를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 기독교 관련 연구소가 여러 개 있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처럼 많은 도서와 자료를 창의적·체계적·전략적으로 개발한 목회연구소는 드물다. 왜 우리는 유리병을 찾아다니는 목회자가 되지 말아야 하는가. 자기희생이 선행되지 않고 얻어진 것은 모방, 변형, 복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유리병을 깨고 목회 패러다임부터 바꿔야 한다. 목회는 프로그램 개발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의 변화를 뜻한다. 목회자가 변화된 만큼 목회현장도 변화된다. 목회의 변화는 곧 교회의 변화를 끌어낸다. 변화에는 고통이 따르고, 그 고통은 성장을 만든다.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호박을 넣은 유리병이 깨어지기 전에는 더 이상 다른 모양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는 유리병에 호박을 넣지 않도록 주의하자. 

김두현목사
김두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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