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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에 부는 변화의 바람, 선교 방향도 바꿔
군부대에 부는 변화의 바람, 선교 방향도 바꿔
  • 강영철
  • 승인 2019.03.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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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허용 따른 온라인 소통 기대, 병사 개인에 대한 관심도 고조

 

군선교 현장에 평일 외출, 휴대폰 사용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장병들에게 극도로 절제된 생활을 요구해 온 군부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병역통지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또는 카카오톡알림으로 전달 △브런치나 자율메뉴 등 통일된 식단 탈피 △직업군인은 공무원에 준하는 휴직과 병가 적용 등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번달부턴 월 2회에 한해 평일 외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다음달부턴 전군이 일과 후 개인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부터 외박시 이동에 제한을 두던 위수지역이 사실상 폐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사병 월급도 최근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인상됐다.

국방부가 장병들의 복무 여건 개선을 서두르는 가운데, 예배와 세례 중심의 군선교 전략에도 변화가 요청되고 있다.

기자가 통화한 군종목사들은 '외출이나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예배인원 감소를 아직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도 '예전처럼 종교활동을 권하지 못하고 무종교도 하나의 종교로 인정하는 분위기에 맞는 사역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병대교회에서 사역하는 A군종목사는 "과거엔 불특정 다수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군종목사들도 소수의 성장에 집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군선교 사역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복음을 제시하는 단계를 넘어 비기독교인을 기독교인으로 만들거나 초신자를 성숙한 신앙인으로 만드는 사역을 시도함으로써 군인교회의 역량이 커지고 있다는 것.

여성으로서 군인교회를 섬기고 있는 B군종목사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군대가 자유분방해지는 것은 아님을 지적했다. 그는 "흔히 말하는 '군기'도 예전엔 겉으로 보이는 강단을 의미했다면, 요즘은 실제적인 임무 수행능력을 말한다"며, "복지와 자율권 확대가 기강 해이로 이어진다는 선입견은 요즘 세대와는 맞지 않는 것같다"고 전했다.

군종목사들은 휴대폰 허용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방부가 장병들의 사회 단절 예방에 휴대폰의 도움을 기대한 것처럼, 군종목사들도 교회와 장병들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과거엔 장병들과 소통하려면 부대 행정반을 거쳐야 했지만, 앞으론 핸드폰을 사용해 훨씬 쉽고 빠르게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제법 규모가 큰 군인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C군종목사는 "앞으로는 군인교회도 단체카톡방, 밴드, SNS 등을 적극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주말에만 병사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휴대폰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함께 기도하며 말씀을 나누는 사역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떨어져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을 돌보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데, 앞으로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면 그런 문제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핸드폰 사용을 포함해 군부대의 개방 흐름은 향후 새로운 문제를 촉발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와 군종목사들은 '신세대 젊은이들의 달라진 의식과 생활방식을 고려하면 이런 변화는 실보다 득이 많다'는 입장이었다. 미래의 군대는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내심을 키우는 곳'이 아닐 수 있다. 군선교 현장이 빠르게 변화하는만큼 총회와 교회의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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